유상 유공희의 글/유공희의 시

시 2 / 유공희

운수재 2007. 9. 8. 05:09

 

 

 

시(詩) 2  /   유공희

 

 

어디서 왔느냐, 황금빛 살을 지닌 꿀벌이여

무심한 너의 방황이 이다지도 또렷이

나의 공간에 빛나는 화보(花譜)를 꾸밀 줄이야

 

순수한 나의 손가락들이 하늘을 우러러

낯설은 온갖 성좌(星座) 아래에 성장(盛裝)하던 밤

고요히 옷을 벗은 연연(姸姸)한 여인이 있어

이 아침 향기로운 밀방(蜜房)을 걸어나왔더냐

 

오 황홀한 해후(邂逅)여

찬란한 화방(花房)에 온갖 정다운 품을 찾아

무수한 화순(花脣)에서 황홀히 샘물을 머금는 그대

 

그옴당한 온갖 방울 속에 시간이 주저(躊躇)하여

하얀 나의 손가락 사이에 낯설은 호수가 가득히 스밀 때

물 위에 떨어져 빛나는 한 송이…

나는 반공(半空)에 그대의 비밀을 한 아름 안다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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