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를 망친 여자/ 임보
나로 하여금 이 망망한 세상의 짐을 지게하고
내 생애의 일거수일투족에 평생 매달려 감시타가
이승을 떠나서도 내 멱살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
나를 망친 한 여자, 아, 그립고 그리운 어머니여
* 작취미성의 몇 시인들이 이른 아침 우이동 골짝의 한 해장국집에서 해장을 한다.
따끈한 술국으로 장을 달랜 다음, 다시 소줏잔을 기울이면서 누군가 중얼거린다.
‘한 잔 술이 하루를 망치고, 한 여인이 일생을 망친다’고…. 그 여인이 누구일까
각자 생각다가 눈시울을 붉히면서 떠나간 어머니들에 목이 멘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