임보시집들/황소의 뿔

젊음에게

운수재 2009. 6. 18. 03:47

 

 

 

젊음에게/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임보 

 

 

 

젊음이여,

그대들은 싱그러운 향기다. 아직 덜 익은 과일의 팽팽한 그 신선을 가득 담고 있다. 5월의 신록보다 향그러운 그대들의 살결, 그 밑에는 억만 년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담긴 붉은 동맥이 강물로 흐르는…… 그대들은 이 역사의 새로운 물결이다. 이 세상의 아침이다.

 

젊음이여,

그대들은 눈부신 빛이다. 진주보다 맑은 그대들의 눈동자에는 천리안의 불꽃이 빛난다. 낡은 세대들이 지척의 영욕에 눈이 어두워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을 때도 그대들은 먼 미래의 평원에 희망을 쏘며 이 어둠의 지상에 밝은 꿈의 빛을 던진다. 그대들은 이 땅의 내일이다. 이 땅의 꿈이다.

 

젊음이여,

그대들은 푸른 예지다. 견고하고 바른 그대들의 이마에 넘치는 슬기는 비수보다 예리하다. 역사가 그릇된 자들의 사슬에 묶여 비리와 오욕에 썩고 있을 때도 그대들의 예지는 날카로운 칼이 되어 정의를 지킨다. 그대들은 이 땅의 소금이며 활력소다.

 

젊음이여,

그대들은 힘이다. 탄탄한 어깨, 씩씩한 팔과 다리, 그대들은 역사의 수레를 끌고 가는 에너지다. 나이 든 자들이 남은 생명과 재물에 마음이 팔려 불의 앞에 눈을 감고 비겁하게 떨고 있을 때도 그대들은 화산처럼 일어서는 주저를 모르는 용기다, 때로는 성난 파도처럼 때로는 거대한 태풍처럼 이 세상에 새로운 질서의 길을 트는 생성의 힘이다.

 

젊음이여,

그대들은 사랑이다. 가난한 이웃, 불우한 친구를 위해 때로는 밤을 지새는 따스한 가슴이다. 아니 때로는 어리석은 시대가 그대들의 생명을 필요로 했을 때 그대들은 흔쾌히 목숨을 던져 남아 있는 자들의 가슴 속에 사랑의 불꽃을 일으키는 불씨가 되기도 한다.

 

젊음이여,

그대들은 이 세상의 기둥이다. 이 세상의 주인이다. 아니 바로 이 세상이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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